아버지와 아들이 충돌한다고?


“청년실업과 명예퇴직 두 유령”(머니투데이), “노동부 간부 워크숍, 청년 고용 등 현안 토론, 나 내 보내고 내 자식 뽑는 게 낫다”, “아버지와 아들, 세대 충돌의 시대”(중앙일보) 등 자본주의 생산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세대간 갈등으로 치부함으로써 계급갈등을 숨기고 국가나 사회의 시장개입을 회피한다. 탄탄한 직장을 가진 아버지의 아들 역시 탄탄한 직장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사회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 재벌들은 자식들에게 재산을 세습하고 정치인들 역시 자식들에게 세습한다. 단순히 세대간 갈등으로 세상을 분석하기에는 자본주의 모순이 너무 커져 있다. “이지평 LG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청년들의 미래 비관 일본뿐일까, 생산적 복지 구축해야”(동아일보)한다는 주장은 이미 신자유주의의 기만적 복지정책이 파탄 났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지난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 10년 정책은 사회적 복지(social welfare)없는 생산적 복지(workfare)는 결국 빈부격차와 실업을 낳을 뿐이란 것을 명확하게 증명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실업률 증가폭 OECD최고수준 껑충”(세계일보, 한겨레, 서울신문, 한국경제, 국민일보, 머니투데이)뛰었다고 보도했다.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해 조․중․동은 입을 다물었다. 세계일보는 “한국 실업률 증가폭이 OECD 1위라는데...규제완화, 노동유연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것 때문에 벌어진 실업률인데 그 방법으로? 당연히 안 될 일이다. “70% 돌파한 서비스업 취업 비중”(파이낸셜 뉴스)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서울경제신문의 “일자리 도움 될 노동집약 산업 육성”은 매우 적절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에서 제시한 ‘문제는 경제야!’를 패러디한 “문제는 장시간 근로야”(국민일보)가 더 정확한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이 일자리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연간 2500시간 노동을 최소한 OECD평균인 1900시간대로 낮추면 50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시장에서 어떻게 하라고? 그걸 국회가 법으로 강제하고 정부가 집행하는 것이다. 4대강, 세종시 난리 피우지 말고. 문제는 일자리야!


“노조는 임금인상 고집, 회사는 무리한 투자...알짜기업에서 적자 수렁으로, 금호타이어 위기 닥칠 수밖에 없었다.”(동아일보)는 분석에 임금을 끌어들여 양비론으로 몰아가는 데 이는 무리한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임금인상 때문에 부도상태에 간 게 아니다. 금호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때문에 알짜배기 금호타이어가 어려워졌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거기다 형제의 난까지 겹쳐 경영이 망가졌다. 아니 타이어산업은 화학 산업이고 업태는 제조업이다. 그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한 노동자들을 금호재벌이 망하는 데 기여(?)했다고 끌어들이는 것은 너무나 파렴치한 일이다. 노동자 임금이 높은 것은 장시간 노동의 결과다. 임금을 적게 주려면 법정 노동시간만 일을 시키면 된다. 나머지 새롭게 고용하면 된다.


 회사는 새로운 인력채용보다는 있는 인력을 통해 야근이나 특근 등 초과노동으로 생산하는 게 인건비를 절감해 더 많은 이윤을 올릴 수 있다. 그 동안 상대적 높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동아일보 말대로 이윤이 나는 알짜배기 기업이었다. 임금과 금호타이어가 어려움에 빠진 것은 상관관계가 없다. 어려워졌으니 노동자들 보고 나가 달라고? 어림없는 소리다. “금호 타이어 노사 접점 찾나, 사측 추가양보 의사에 노조도 ‘파국 피해야’ 긍정적”(서울경제), “금호사태를 보는 광주시민의 눈, 것 없지만 잘 끝났으면...금호타이어 대량해고 땐 지역경제 큰 영향”(머니투데이)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노동자 정리해고는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업정책, 고용정책 없는 노동유연화는 폐기되어야 한다.


“직장 보육시설 만들려면 어떻게...설명회 후끈, 비용 최대 80% 무상지원, 문 열자 직장 자부심 커”(동아일보)서 좋겠지만 이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해당되는 얘기다. 그것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나 해당된다. 노동자들의 대부분인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전혀 가능하지 않는 일이다. “6세 이하 자년 둔 여성 고용률 급락, 일․육아 병행 어려운 한국”(경향신문) 현실은 특별한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세계 최저출산율 때문에 문제라며 국가가 아이 많이 낳으라고 장려하면서 공공보육시설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여성들이 일을 하려면 아이들을 돌 봐줄 사회적 보육시설이 있어야 한다. 사립시설들의 경우 종일반으로 아이를 맡길 경우 비용부담이 크다. 대부분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로서는 취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20일 서울서 노조 출범식, 전공노 투쟁 모드로 바뀌나...행안부 위법판단 땐 불허”(서울신문)하겠다고 한다. 행안부가 근무시간이 아닌 토요일 오후에 실시하는 노조출범식을 불허한다면 이거야말로 위법이다. 노조출범식에 모인 공무원들이 현행범도 아닐 텐데 모든 것을 법에 따라 집행한다는 행정부가 자의적 판단에 따라 위법 운운하는 것은 독재정권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코레일 노사 또 마주 보고 달린다...노, 성실교섭 촉구대회...사, 실무교섭 중 터무니없다”(서울신문)고 주장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적 활동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다. 말이 실무교섭이지 앵무새처럼 정부 눈치나 보면서 정부방침만 되풀이하는 교섭은 무성의 그 자체다. 노조가 정부에 교섭을 요구하면 법적으로 사용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회피한다. 그러나 공기업의 실질적 사용주는 정부다. 언제든지 노사문제에 지침을 내리고 통제한다. 법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하면 공권력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면서도 사측의 이중적 교섭구조 때문에 집회 등 투쟁을 병행한다.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2010.3.1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