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토론방
실업자 낙인찍히지 않으려고...
“경제성장 파란불, 고용은 빨간불”(국민일보)이라 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특징이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 없다. 특히 자본 입장에서는 일정한 실업률을 유지하는 것이 이윤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정한 산업예비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실업자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절박하다. 특히 “실업 경험자 ‘낙인효과’로 취직 더 어렵다.”(경향신문, 한국경제, 한국일보)는 점을 볼 때 실업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완전한 실업이 아니더라도 소위 청년실업자들은 불완전고용에서 고통 받고 있다. “청년 노조에 거는 기대”(한겨레)를 가져야 하지만 정부나 사용자의 태도를 볼 때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특히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노사상생 통한 작업장 혁신”(서울경제)은 임금피크제하의 정년연장 노동자나 고용불안의 모든 것을 안고 있는 청년 알바노동자들에게는 거리가 멀다. 나아가 “시간제 공무원 상반기 모든 부처 확대”(서울신문) 역시 고용안정보다는 고용유연성을 전제로 한다면 또 다른 고용불안의 확산일 뿐이다.
윤증현 재경부장관은 “일률적 정년 연장은 안 된다.”(한국경제, 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무조건 임금피크제 적용 안 된다.”(경향신문)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공기업 정년 연장 가이드 라인 필요하다.”며 혹시나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이 일반화될까봐 불끄기 작전에 돌입한 느낌이다. 지금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는 당사자의 노동의욕을 유지하기는커녕 좌절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정년을 앞두고 명예(희망)퇴직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임금의 절반을 받고라도 다닐 것인가를 강요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정부정책이니까 생각에도 없는 임금피크제를 운용하는 것이고 당사자는 아직 젊은 나이에 실업자로 낙인찍히느니 회사라도 다니는 정도라면 노동의욕이 살아날 리 없다. 더욱이 결혼적령기에 있는 자식들 결혼을 생각하면 현직에 있어야지만 부조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한심한 노릇이다. 수명이 80세에 도달한 지금 60세도 안 되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젊은 노인들 문제는 단순히 고용이나 실업문제보다 더한 사회적 문제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통한 정년 연장 방식은 문제가 많다.
“당정, 타임오프제 인원 제한 조항 삭제...재계, 노조전임 대폭 늘수도 반발”(동아일보)한 것을 보면 당정이 마치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재계가 이에 반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재계는 표정관리중이다. 타이오프제는 노조전임자 수를 노사자율협상에서 국가권력의 힘에 의해 제한하는 것이므로 자본 입장에서는 매우 용이하게 전임자수를 줄이거나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근로시간면제위원회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면 법률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은 언제든지 노조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이를 넘어서는 요구로 파업을 하면 불법으로 몰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임자 임금문제에 관한 한 당정이 결정했다는 인원 제한 조항삭제 자체가 전임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는 장밋빛에 불과하다. 오직 노동악법 재개정 투쟁이나 현장에서 민주노조사수를 위해 투쟁하는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동아일보 사설은 “도요타보다 위험한 한국식 하청업체 쥐어짜기”는 도요타의 리콜사태가 한국 자동차 회사에도 남의 일이 아님을 지적한다. 전 지구적 생산은 전 지구적 수직하청계열화를 일반화한다. 이는 불평등한 갑을 관계를 통해 비용단가를 인하(CR)하여 하청업체에 떠넘긴다. 하청업체는 살아남기 위해서 저가의 불량한 제품을 생산 납품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리콜사태의 핵심이다. 그런데 위 사설의 요지는 하청업체의 단가 인하가 원청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자본언론의 단골 메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는 원청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보다는 기업의 이윤극대화를 통한 대주주의 이익으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하청(업체)노동자들의 고통은 대주주의 과도한 탐욕과 이윤과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 역시 대주주와 경영진의 이윤극대화를 위한 탐욕이 빚은 필연적 결과라 할 것이다.
“인력공급 독점 항운노조, 공개채용하자.”(조선일보)고 제안했다는 데 이미 인력공급권을 빼앗긴 뒤라 되돌리기 어려워 보인다. 노조가 인력공급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노조의 권한이 세다는 것을 말하고 현장권력이 노조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조가 부정한 방법으로 인사권을 행사하고 부정과 비리로 점철했다면 정권이나 자본이 이를 보고 둘 리 만무하다. 단체협약으로 눈곱만한 인사경영참여 조항조차도 ‘침해’를 내세워 개악하게 하고 심지어 단체협약 자체를 일방해지 하는 마당에 당연한 공격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노조가 참여하는 공개채용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노조가 조합원들의 민주적 참여 속에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가에 달려 있다.
“지자체 단체장들, 공무원노조 상경시위 나서면 막긴커녕 투쟁비 걷어줘”(조선)라고 보도했다. 단체장들 다수가 행정자치부의 불법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노조사무실을 폐쇄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공무원노조가 상경 투쟁하는 것을 단체장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선일보는 집시법 자체를 위반할 수 있다는 폭력성을 스스로 표현하고 있다. “울산 예선노조 업무 복귀”(조선)는 정권과 자본에 의한 민주노총 탈퇴 압박이 성공을 거둔 뒤에 이루어졌다. 노동자들의 생계를 벼랑으로 내몬 뒤 노조의 자주적 단결권이나 상급단체 선택권도 빼앗는 폭력을 자행했다. 조선일보는 민주주의를 짓밟는 데 앞장서면서 그 본질에 대해 기사화하지 않는다.
2010.2.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