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토론방
기어이 변을 일으키려는 조선국방위원회의 선전포고
1. 조선은 2009년 또다시 인공위성발사와 핵시험으로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벌이며 미국을 압박하였다. 그리고 2010년 1월 5일 부산행 이정표를 드러낸 전차전훈련과 15일 최신형 방사포가 선보인 인민군3군합동훈련으로 또다른 차원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핵, 미사일의 전략적 무기가 동원되었다면 올해에는 전차와 방사포의 전술적 무기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군철수의 방법으로 전쟁과 평화 중 택일하라고 미백악관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내는 조선국방위원회의 최후통첩, 올해 기어이 변을 일으키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이다.
2. 조선에게 올해는 조선노동당6차대회를 열어 우리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과 북코리아의 사회주의완전승리, 온 세계의 자주화라는 3대전략목표를 천명한 지 30돌이 된다. 이 3대전략목표를 ‘선군’으로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뜻을 담아 조선에서는 최근 ‘변’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2012년까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표현도 북코리아에 사회주의경제강국을 건설하고 코리아반도의 자주통일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조선이 새해 벽두부터 군사적 맹공세를 퍼붓는 이유도 코리아전쟁발발60년이 되는 올해에 반드시 평화협정체결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에서 찾아야 한다. 지난해 오바마미대통령의 특사들인 클린턴, 보즈워스의 방조와 김양건통일전선부장과 키신저미외교협회실권자의 회동도 마찬가지다. 공개된 표현과 비공개 행보를 종합해보면 조미간의 실무협의는 끝나고 고위급정치회담의 시기확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3. 북코리아가 주도하는 동북아다자구도에서 남코리아가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으려면 미국보다 먼저 북과의 관계를 개선하여야 한다. 남북수뇌회담이 조미고위급정치회담보다 앞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남측정부의 외교적, 민족적 고립이 너무 심각해 정권 자체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명박대통령이 BBC, CNN과 인터뷰하며 세계를 향하여 남북수뇌회담을 연내에 하겠다고 강조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청와대대변인의 사퇴소동은 대통령과 그 이상의 실권자가 남북수뇌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얼마나 열망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나라당과 극우언론들 속에서 남북수뇌회담을 반대하는 비방책동이 상대적으로 잠잠한 가운데, 한나라당국제위원장은 아예 개최시기로 4~5월을 찍어말하고 있다.
4. 남북수뇌회담이 열리는데서 초점은 의제와 합의수준이다. 반북반통일적인 이명박한나라당정권이 들어서면서 6.15공동선언, 10.4선언이 사실상 무효화된 조건에서 북은 남의 회담에 임하는 진정성을 극도로 불신하고 있다. 이는 올해 북이 사상 처음으로 국방위원회대변인성명, 인민보안성·국가안전보위부연합성명을 발표하여 남의 도발적인 ‘비상통치계획-부흥’ 등을 걸어 초강도로 규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북은 철저하게 미국을 압박하여 남북수뇌회담의 의제와 합의수준을 담보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극우반북세력의 준동을 막아낼 수가 없고 어떤 남북간 합의도 제대로 실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북은 미국과의 연락창구를 통해 조문특사단과 이명박대통령과의 만남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결국 관철해 낸 일이 있다. 현재 북은 미국이 이명박정부를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가를 각종 징후를 통해 면밀히 파악하며 남북수뇌회담의 개최 여부를 두고 그 득실과 시기를 재고 있을 것이다.
5. 올해 남측내 정세의 분수령은 6월 지방선거이다. 지방선거를 이명박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한나라당에 대한 민중심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보정치세력과 개혁정치세력의 선거공조와 반이명박전선, 반한나라당전선의 강화에 크게 달려있다. 물론 이미 부자감세, 복지축소, 4대강훼손, 세종시논란 등 실책을 연발하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에게 여당이 참패해온 역대 선거결과의 추세를 뒤집을 힘은 없어 보인다. ‘죽은 노무현’이 멀리 보고 남겨놓은 ‘세종시묘책’은 ‘산 이명박’을 치며 개혁정치세력의 ‘호남충청연합필승론‘에 결정적인 힘을 실어줄 것이다. 박근혜가 아무리 교묘하게 세종시문제를 ‘이명박 대 노무현’에서 ‘이명박 대 박근혜’의 구도로 바꾸려고 해도 독재자의 딸,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노무현의 후계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6. 2008년에 세계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다 죽어가던 남코리아경제가 예상외로 2009년에 살아나는 듯 보이는 것은 ‘달러캐리’와 같은 외부요인이 큰데, ‘오바마의 쇼크’와 유로지역의 재정난이 그 청산을 유도해 남코리아금융이 휘청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남코리아경제가 언제든지 외적 충격에 쉽게 흔들리는 이유는 그 규모, 성장속도와 상관없이 경제체질 자체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남코리아경제의 예속성과 기형성이라는 본질적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서 근본적인 개선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이명박정부가 반북반통일정책을 계속 고집하여 남북관계가 군사적 충돌로 극단화된다면 그렇지않아도 변동성이 큰 남코리아경제는 극도로 불안해지며 결정타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정신이 아닌 이명박정부는 미공화당식 재정축소정책도, 미민주당식 재정확대정책도 아닌 범벅정책을 강행하며 이명박패의 치부욕을 채우는데만 여념이 없어 벌써부터 각종 문제가 심각하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지방예산축소와 세종시수정안으로 인한 지방조직의 불만은 지방선거를 거치며 격화되어 총선, 대선이 되면 연쇄 핵분열을 일으킬 가능성이 아주 높다.
7. 남북수뇌회담을 남북상층통일전선으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 좌우편향은 피할 수 없다. 대체로 평등계일부는 남북통일전선 자체를 부정하는 좌편향을, 자주계일부는 남측정부 자체를 남측내통일전선의 대상으로 삼는 우편향을 범해 왔다. 달라진 점은 과거와 달리 남북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민주노동당이 2년마다 개최하는 정책당대회에서 내린 이명박정권퇴진의 선언이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명박정권을 퇴진시켜야 하는 이유로 그 반통일성보다 반민주성, 반민중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명박정권이 남측내에서 지금까지처럼 철저히 반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책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한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민중투쟁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남북수뇌회담은 반이명박투쟁을 약화시키는 불리한 계기가 아니라 반이명박투쟁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북해외의 하층통일전선을 강화하고 민족자주통일지향세력이 결집할수록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이명박정권, 한나라당정권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수뇌회담은 남측정세에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개최되어야 하며 진보세력은 모든 통일지향세력과 함께 6.15공동선언발표10돌을 뜻깊게 맞이하여야 한다. 특히 조국광복65돌을 맞으면서 민주노동당은 남북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주동적으로 제안하고 앞장서 실현할 필요가 있다. 남측에서는 오직 민주노동당만이 이런 방안을 진정성을 가지고 선도적으로 제의할 수 있다. 또한 진보세력만이 6.15공동선언의 본의인 낮은단계연방제로의 지향을 부각하며 연방제방도를 주창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조선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제시30돌인 올해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8. 코리아전쟁발발60년, 코리아일본합병조약조작100년이 되는 올해에 마침 조미관계, 조일관계에서 대전환이 일어날 조짐이 뚜렷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조선의 전략적이고 주도면밀한 군사적 공세와 외교적 활동으로 동북아정세는 조미수교, 조일수교의 근본적 전환이 임박하였다는 징후를 띠고 있다. 일본도 미국의 뒤를 따르다가 조선의 고립전술에 당하지 않기 위하여서는 하루빨리 조일관계정상화의 궤도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정세변화를 놓치지말고 남측내 진보세력과 민족자주평화애호세력은 굳게 연대하여 코리아반도의 긍정적인 정세변화를 힘있게 추동하여 반드시 평화협정체결의 전환적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
9. 정치전선에서 중간세력을 포용하여 압도적 우세를 만드는 비결은 전적으로 당과 전선에 달려있다. 바로 그 당과 전선이 현 국면에서 민주노동당이고 한국진보연대와 반이명박공동투쟁본부이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정치강령으로,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을 조직노선으로 하는 유일한 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하여, 하루빨리 여러 진보정치세력을 통합하며 명실상부한 진보정치구심이 되어야 한다. 한국진보연대 역시 과거 전국연합의 재판이 되지 않도록 여러 진보세력을 하나로 묶어세우며 지역조직건설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성격만 놓고 본다면 한국진보연대는 민족민주전선적인 진보세력의 전선체, 반이명박공동투쟁본부는 반파쇼민주전선적인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의 전선체이다. 당면해서 반이명박, 반한나라당의 기치를 높이 들고 지방선거에서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이 연대하고 공조하여 한나라당의 참패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나라당의 참패가 비록 진보세력에게는 전술적 목표일지라도 민주노동당의 약진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데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교두보이고 중심고리이다. 진보세력은 민주노동당의 약진과 한나라당의 참패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예비와 잠재력을 다 발동하여야 한다. 지방선거외에도 올해에는 민주주의회복의 귀중한 계기로 4월민중봉기50돌, 5.18민중항쟁30돌이 있다. 이명박정부가 반민주화, 파쇼화 될수록 진보세력은 민주개혁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국면을 전환시켜야 한다.
10. 주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체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한 사상과 이론에서 출발할 때에만 진보운동은 오류와 편향이 없이 올바른 노선을 따라 힘차게 전진할 수 있다. 철학이 없고 전략이 없고 변혁전통이 없는 사이비‘이론’에 매달리는 현상은 다 주체성, 계급성, 변혁성이 허약한데서 비롯된다. 현 정세는 진보운동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주체의 진리를 깊이 터득하고 변혁전통을 동요 없이 고수하며 계속 혁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흔들리고 머뭇거리기에는 너무나 엄중한 국면이다.
(21세기코리아연구소 소장 조덕원, 2010.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