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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77일 공장점거 파업 1년,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009년 8월 6일, 지옥 같았던 쌍용차 공장에서 77일간의 공장점거 옥쇄파업을 전개했던 해고노동자들은 공장 문을 나섰다. 어쩔 수 없이 합의에 이른 소위 대타협에 따른 결단이었다. 그들을 기다린 것은 가족이 아니라 경찰 호송차였다. 이후 1년 동안 쌍용차 해고자와 무급휴직자들은 77일간의 파업보다 더 처절한 나날을 보냈다. 가정이 파탄 난 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한 노동자가 집안을 온통 옥쇄파업 중인 공장처럼 꾸며놓았다는 소식을 접하면 1년 전 파업의 악몽은 그들 주변을 서성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껴안아 주거나 그 아픔을 치유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악마처럼 상처를 덧내고 끊임없이 그 상처를 공격했다. 정부는 시장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로 쌍용차 문제를 방치했다. 지식경제부와 산업은행의 자동차산업정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영진들은 회사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기 보다는 정리해고자들에 대해 5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가압류를 통해 지속적인 압박을 가했다.
- 대타협 이후 1년,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고
사회는 쌍용자동차 출신 노동자라는 딱지를 붙여 왕따 시켰다. 회사 어느 곳에나 쌍용자동차로부터 해고된 노동자들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 경찰은 정리해고 투쟁조차 포기하게 만드는 계속되는 조사로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고 우울증을 심화시켰다. 검찰과 법원 역시 해고노동자들의 편이 아니었다. 7월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검찰은 1심과 똑 같이 한상균지부장 7년, 김선영 전 수석부지부장 5년, 한일동 전 사무국장 5년 등 22명에게 총 92년을 구형했다. 가족들이 증인심문과정 중 오열해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를 지키는 법정은 노동자 가족의 처벌한 아픔을 외면했다. 지난 2월 12일 1심 재판부가 한상균 지부장 외 노조간부 8명에게 각각 징역 4년과 3년의 중형을 선고한 뒤 5개월 동안 벌여온 법정공방의 결과였다.
3,000여명의 노동자들을 몰아낸 쌍용차 공장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인다. 77일간의 파업 동안 구사대 역할을 했던 소위 산 자들은 처음에는 살아남은 안도감으로, 다음으로는 추가로 해고될 지도 모르는 불안감으로 숨죽이며 기계처럼 일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한 뒤 별도의 쌍용자동차 노조를 만들고 사용자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였다. 77일간의 투쟁을 폄훼․왜곡하였고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대변자 노릇을 했다. 최근 노동악법에 근거한 타임오프 근로시간면제자 숫자를 수용하면서 자본이나 정권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 지부가 타임오프를 둘러싸고 사측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비교사업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해고노동자들은 공장 앞에서 끊임없이 집회와 선전전을 펼치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장 앞에 사무실을 임대하여 투쟁의 거점을 마련하였다.
- 불투명한 무급휴직자의 공장복귀
오는 8월 6일이면 대타협으로 77일간의 쌍용자동차 파업이 종료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대타협의 정신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작년 파업 종료 직후인 8월 18일 평택시청에서 쌍용차 지부 비상대책위와 사측이 1차 실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회사는 일반 조합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에 대하여 그 동안의 갈등을 치유하고 회생의지를 모으기 위하여 형사상 고소고발은 취하하며, 민사상 책임은 회생계획의 인가가 이루어지는 경우 취하한다.”는 합의부터 지켜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후 보인 사측의 행태는 오히려 고소고발 대상자를 더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해고 투쟁을 포기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또 ‘48:52’로 합의한 정리해고 규모 문제 역시 사측은 진정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1년이 되는 오는 8월 6일 48%의 무급휴직자가 공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오히려 매각을 앞두고 400여명의 추가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쌍용자동차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현재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6개 업체 중 현장실사를 한 업체는 닛산․르노 컨소시엄, 인도 상용차 업체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M&M), 영안모자 등 3곳이다. 쌍용차 인수가격은 3,000억 원~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7,000억 원대의 부채와 운영비를 포함하면 실질가격은 1조원 정도다. 다음달 8월 10일이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이다. 닛산․르노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은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한국의 경우 현대, 기아, 르노삼성(GM대우와 쌍용차 인수)체제로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소문과 관련된다. 그런데 인도 재계 10위이자 펀잡지역의 대표적 기업인 M&M 그룹의 경우는 쌍용차 디젤엔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5년부터 지프를 조립 생산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륜차, 트랙터, 스콜피오라는 소형 SUV(스포츠형자동차)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M&M은 쌍용자동차 디젤엔진 기술을 확보한 뒤 미국 SUV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달 파완 고엔카 사장이 실사단 25명과 함께 쌍용자동차를 방문해 1주일 동안 공장과 영업망을 조사했다.
- 정리해고자와 무관한 쌍용자동차 매각 진행
M&M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다면 제2의 상하이자동차 먹튀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쌍용자동차로부터의 기술유출을 의미한다. 인도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자동차 공장인수나 기술이전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자본이 장기적인 투자나 정상적인 경영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기술유출 즉, 먹튀행각을 벌인다면 이는 분명한 투기자본이다. 상하이 자동차가 인수당시의 투자약속은 지키지 않고 기술을 유출한 뒤 회사를 법정관리에 맡기고 도망쳤고, 회사는 경영부실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려 부당하게 정리해고 하였기에 이에 맞선 파업은 정당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쌍용자동차가 매각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인 민주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 한상균지부장을 비롯해 22명의 쌍용자동차 동지들은 힘겨운 법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쌍용자동차 경영진과 상하이 자동차 대주주를 기술유출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리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작년 파업이 끝난 이후에야 책임도 없는 연구원 몇 명만을 기소하였고 오는 8월 9일 1심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재판이 진행 중이다.
쌍용자동차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8월 14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중재로 쌍용차가 소유하고 있는 안성(황은성 시장)공도 출하장 부지를 신세계(정용진 부회장)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차 경영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안성 공도 진사리 일원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1,000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했다. 이는 매우 기만적이다. 쌍용차에 대한 정상적인 경영지원이 이뤄지려면 정부가 자동차산업정책에 입각해 출하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을 통해 경영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쌍용자동차인데 회사의 자산까지 매각한다는 것은 청산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할 일이 아니다.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말한 바에 따르면 다음 달이면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익채권형태로 빌린 구조조정자금 13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그 빚도 못 갚을 돈이다. 사전에 자산을 매각할 경우 7,000여억 원의 빚과 운영자금 등을 고려하면 인수자는 더 헐값에 매각하려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고속도로에 인접한 수도권 지역에 있는 7만평의 출하장을 삼성재벌에게 매각하고 그 곳에 쇼핑몰 등 거대 복합물류센터를 건설하도록 하는 것은 재벌에게 부동산 투기를 통한 이득을 얻게 하고 지역의 중소상인들의 몰락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매우 잘못된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 해고자를 내팽개친 고용개발촉진지역, 평택
신세계는 향후 출하장 부지에 2,500억 원 이상을 투자 해 1,000여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연간 200억 원 이상의 소득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안성지역의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빛 좋은 개살구다. 작년 쌍용차 파업 이후 경기도는 평택시를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2009.8.13, 1년간)하여 취업지원, 대부지원 및 지역고용촉진기금을 지원했으며, 지역상생 보증펀드 조성을 통해 쌍용차 협력업체의 경영난 해소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쫓겨난 3,000여명의 노동자들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평택지역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2,000여명의 쌍용차 해고자들,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해고된 노동자들 중 극히 일부가 카센터나 대리운전 회사를 차려 삶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당노동자나 아르바이트로 전전하고 있다. 그것도 우울증 등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는 불가능하다. 1년간의 고용개발촉진지역 지정에서 노동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7월 2일 해고자 복직! 총고용 보장! 쌍용자동차 제2의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다. ‘함께 살자!’는 요구를 내걸고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벌인 77일간의 공장점거 파업은 정당했다. 결국 정리해고는 죽음이거나 죽음과 같은 현실이었다. 따라서 해고자 원직복직은 정당한 요구임과 동시에 살기 위한 절규다. 그래서 당장은 국가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정책에 대한 요구로서 쌍용자동차에 대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국유화 요구나 논의는 유보된 처지다. 해고자들의 복직이나 고용보장이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장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공장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의 고통이 끝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장의 소유권이나 통제권에 대한 논의는 뒤로 밀려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 7월 28일 쌍용차 결의대회, 평택역에서 공장까지 집회와 행진에 참가하자!
그 동안 몇 차례의 실무집행회의를 거쳐 7월 22일 1차 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주요사업으로 투쟁사업, 조직사업, 정책선전사업, 법적대응 등을 마련키로 했다. 먼저 총파업 1주년을 앞두고 7월 28일 <제2의 쌍용자동차 졸속매각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평택역에서 집회를 개최한 뒤 공장 앞까지 행진하기로 했다. 이제 다시 1년 전 기억으로 돌아가 쌍용자동차 투쟁에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매각과정에서 공장 밖으로 밀려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처절했던 1년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투쟁하는 쌍용자동차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기 위해 힘차게 연대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획책하고 있는 민주노총 무력화와 노동운동 파괴에 맞서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작년 쌍용차 파업과 금년 타임오프 노동악법에 무기력하게 대응해 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장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다시 투쟁할 수 있다는 용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확인해야 한다. 7월 28일 평택역에서 집회로부터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앞까지 힘차게 행진을 전개하자! 경찰헬기 최루액 투하와 경찰차 물대포에 하염없이 밀렸던 때를 생각하며 다시 나서자! 지난 해 뜨거웠던 여름, 경찰과 용역깡패 그리고 구사대들에 의해 완전 봉쇄된 가운데 공장점거파업을 전개했던 쌍용차 동지들을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참가하자! 그리고 지금까지 고총 속에서 투쟁하고 있는 구속되고 해고된 쌍용차 동지들을 생각하며 결의대회와 행진을 사수하자!
(노동전선 주간정세동향, 43호, 201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