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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노동자
[지식채널e-season 2]를 읽고 - 김형수0
2008-04-01 12:08:11교선문화실456


감성적인 영상과 귀에 감겨드는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영상 지식채널e. 정말 좋다는 주위의 권유 덕에 우연히 보게 된 지식채널e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그랬다.
인터넷을 접속하면 읽을거리, 볼거리가 넘쳐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일상인 요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지식채널은 그 자체가 빛나는 존재이다. 모두가 아는 게 많고 모두가 한 분야에선 일가견을 가진 시대, 진정한 지식은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를 실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본 「지식채널e-season2」는 영상보다 그 감동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다양한 삶에 천착하는 애정과 주류가 주목하지 않는 가치를 부각하여 최근의 이슈, 학계의 논쟁거리와 주요개념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회의 근본적 모순을 드러내는 사실에서부터 우리 인식의 오류와 무지, 편견을 드러내는 것까지 「지식채널e-season2」의 소재거리는 실로 다양하다.
한미FTA, 지역주의, 정크푸드의 해악성, 치매, 마이클무어의 다큐영화, 청계천 노점상, 장애인 이동권, 입시에 찌든 초딩, 한국의 시민혁명, 전태일의 삶과 죽음, 멸종위기 동물, 탈북자, 찰리채플린, 쿠바 음악, 렘브란트, 김홍도와 신윤복, 이봉주, 김광석,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에 이르기까지...
그 중 인상적인 것을 꼽으라면 치매 노인을 모시고 있는 며느리의 심정을 그대로 기술한 ‘치매, 기억을 잃다’이다. 치매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쌓여 하루 수백만 개의 뇌세포가 사라지는 질병이라 한다. 기억의 조각이 파편처럼 남게 되어 과거와 현재의 어느 중간쯤을 살아가는 치매노인을 부양하는 가족은 150만명이다.

“어머니는 밤이면 냉장고에 있는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 이불로 덮어놓고 자식 오기를 기다렸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머니 때문에 어느 순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언론에 자식이 치매노인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더라.”
“시어머니가 가출하자 차라리 시어머니를 찾지 못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못된 며느리다...” <치매환자 가족 심리극 중>

드라마에서 한 번씩 볼 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못했다. 왠지 신파같고 드라마의 허구성 때문에 현실감이 덜 나기도 했는 것 같고... 그런데 「지식채널e-season2」를 보며 드라마가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단문제, 노동문제, 사회적 약자 등등 사회구조적 모순만을 중시하는 편협된 사고틀에 갇혀 그 이외의 것은 홀대하거나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것들을 가볍게 여기거나 무심하게 대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아울러 내가 관계맺고 소통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정직하고 진실되게 만나왔는가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지식채널이 감동적인 이유는 지식의 양에 있지 않고 지식의 정직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열을 지양하여 진리의 핵심만을 취하고, 왜곡되지 않은 지식에 기초하는 것.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까지 담아내는 것.
지식과 정보가 부의 축적을 위한 수단이 되고, 실용적인 지식만이 상품성을 가지는 천박한 지적 풍토에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머금은 ‘지식채널e'는 너무 고마운 존재이다. 앞으로도 지식과 함께 커다란 깨우침을 주는 지식채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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