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언론, 열차운행 차질만 부각 보도
건설연맹, 전문신호수제도 도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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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이 전복돼 건설노동자가 또 사망했다. 사진=건설노조

타워크레인이 전복되는 사고로 건설노동자가 또 사망했다.

6일 오전 8시17분 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아현터널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50m 타워크레인이 경부선·경의선 선로 위로 넘어졌다. 크레인 조종사는 중상을 입고 소방대에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노동부는 타워크레인 붕괴방지를 위한 방호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고, 타워크레인 건자재 운반 작업 중 붕괴사고를 막을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이라 할 수 있는 건설현장 전문신호수 제도화를 이행하지 않았다.

늘 위험이 상존하는 건설현장에 신호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쇠귀에 경 읽는’ 격이다. 건설노조는 타워크레인을 비롯한 건설기계부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전문신호수가 필요하다고 누차 요구해 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타워크레인 등 유해위험한 기계를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대여 받는 자는 유해위험방지를 위한 방호조치를 해야 하고, 노동부는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가 법대로 타워크레인 방호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더라면 이번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 건설연맹 측 지적이다.

또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에 의한 산재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건설현장에 전문신호수를 배치하라는 건설노조 요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책은 아무것도 없었다.

건설노조는 “붕괴된 타워크레인을 전담하는 전문신호수가 건설현장에 배치됐다면 붕괴징후를 미리 포착해 붕괴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고가 노동부 잘못임을 분명히 했다.

건설노조 측은 노동부가 노동자 안전에 무관심한 것에 대해 비난하고, 발생하면 무조건 중대산재사고인 건설기계 산재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건설현장 전문신호수 제도를 즉각 시행하하고 촉구했다.

또 안전조치 의무불이행으로 사실상 건설노동자를 살해한 건설업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유족과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밝혔다.

건설산업연맹은 6일 성명을 발표해 “올해 3명 건설노동자가 사망한 판교붕괴사고, 작년 40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한 이천냉동창고 산재사망사고 등 수많은 산재사망사고가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정책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돈벌이에 혈안이 된 건설업체들이 아무런 꺼릴 것 없이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지킬 안전조치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외국처럼 법을 지키지 않아 산재사망사고를 일으킨 건설업체를 영원히 퇴출시키면 산재사고가 대거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맹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지 않고 안전조치의무를 불이행한 건설업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건설노동자를 사실상 살해한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벌금만 부과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도를 넘은 친자본정책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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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산재사망했지만 언론 관심은 열차운행이 언제 재개되느냐에만 집중
됐다. 사진=건설노조

한편 타워크레인 전복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이 사고 때문에 열차운행이 중단된 사실을 더 부각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대다수 언론들이 사고 직후 서울역을 출발하는 경부선과 경의선 열차운행이 중단됐다며 열차 이용 불편에 대해서만 집중 보도했다.

6일 오전 8시17분 경 사고가 발생한 후 21시간 만인 7일 새벽 5시 경 철로가 정상 통행될 때까지 수백 건 기사가 보도됐지만 내용은 일관되게 열차운행에 대한 것들 뿐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후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 ‘크레인 하나 넘어졌는데 대한민국 철도 허브 마비’(중앙일보), ‘타워크레인 덮쳐 철도대란’(한국경제), ‘철길 덮친 크레인에 철도대란’(매일경제), ‘크레인 선로 날벼락...경의선 올스톱’(헤럴드경제) 등이 주 내용이었다.

언론들은 타워크레인 운행 중 건설노동자가 산재사망한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열차운행이 언제쯤 재개될지, 또 열차운행 차질로 인해 불편을 겪는 시민들 모습은 어떤지에 대해서만 보도했다.

건설현장을 지키며 목숨을 걸고 일하다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 열악하고 부당불법한 노동환경에 대해 지적하는 언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