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이수호 진보정치대통합추진위원장 “보수정치 맞서려면 통합 불가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 대선과 총선 참패는 진보진영의 밑동을 흔들었지만 울산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이전투구는 앙금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양당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불과 4개월. 양당의 통합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 지난 1월 15일 민주노동당 진보정치대통합추진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수호 최고위원을 1일 <노동과세계>가 만났다.
이 위원장은 통합논의에 대해 “정치적 상황을 보면 두 당의 대표가 통합의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구체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6월 지방선거 전에 물리적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통합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선거공조, 선거연합 통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는 것”이라며 “그렇게 이뤄낸 성과를 갖고 다시 통합의 에너지를 만들어서 지방선거 끝나고 2012년 전까진 물리적 통합도 이뤄내자는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의 당위성에 대해선 “진보정치의 가치, 또는 정책이 진보라는 큰 틀안에서 크게 다를 바 없고 게 이렇게 분열되어있음으로써 특히 기층 대중, 민주노총이나 전농이나 그동안 하나의 진보정치를 지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활동을 해 온 단위가 너무 힘들게 됐다”며 “그걸 빨리 해소하고 단결된 힘으로 보수정치를 압도하면서 집권으로 가는 대중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도 통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반역사적이고 민주주의를 과거로 되돌리면서 민주노총, 전교조, 공무원노조에 대한 엄청난 탄압을 하는 이명박 정권을 보면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정말 암울한 민생과 민주의 빙하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며 “독재체제로 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는 민중진영이 힘을 합쳐야 하고 그게 널리 퍼져있는 국민들의 여론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진보정당대통합추진위 위원장으로 취임하고 보름이 지났다. 어떤 활동을 해왔나
= 민주노총을 비롯해 진보진영에서 통합에 대한 강력한 요구들이 있었고 그러면서 우리 당이 부담을 많이 느꼈다. 아직 배타적 지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나 조합원들이 너무 어려워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라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통합추진에 노력을 하자는 것으로 중앙위에서 통과가 돼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가 있는 문제에서 단순하게 여론처럼 쉽게는 안되는 것 같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에서 가장 중요한 단위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총과 전농 모두 조직개편이 있어서 추진이 쉽지 않았다. 우리로 봐서는 지금은 준비과정이다. 일단 호응은 좋다.
△통합논의 어디까지 와있나
= 정치적 상황으로 보면 어쨌든 두 당의 대표가 당장은 어렵지만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2012년 총선까지는 통합을 하겠다고 공식 석상에서 말해왔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구체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또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통합이라는 대의 아래서 잘 치르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추진은 하되 이번 지방선거 과정이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을 위한 진보대연합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조화시켜나가느냐도 관건이 아닐까 싶다.
△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진보정치의 가치, 또는 정책들이 진보라는 큰 틀안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이렇게 분열되어있음으로써 특히 기층 대중, 민주노총이나 전농이나 그동안 하나의 진보정치를 지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활동을 해왔던 단위들이 너무 힘들게 됐다. 이걸 빨리 해소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진보진영이 분열하고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크게 단결하고 그 단결된 힘으로 보수정치를 압도하면서 집권으로 가는 대중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통합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통합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할 필요한 과정은 무엇인가
= 우선 진보정치의 가치나 정책을 공유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사회당 등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런 차이들은 인정하되 서로 조금씩 큰 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가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어떤 공동의 목표, 지금 상황에서는 이명박 정권 심판, 민중 양극화 해소, 민생회복 등의 목표를 달성하가 위해 공동사업을 같이 수행함으로써 동질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한나라당,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해 공조하고 함께 싸우는 것인데 현재로선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6월 지방선거 전에 물리적 통합은 불가능하다. 다만 통합이라는 전제하에 선거공조, 선거연합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성과를 갖고 다시 통합의 에너지를 만들어서 지방선거 끝나고 2012년 이전에 물리적 통합도 이뤄내자는 계획이다.
△묻지마 통합이나 도로민노당은 안된다는 비판도 많다
= 묻지마 통합이라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 단순한 선거공조로 후보단일화가 가장 최고의 가치라고 여길 때는 그 말이 유효하지만 지금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은 묻지마 통합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와 차이가 있는 가치가 있는데 이런 정책, 강령 등에 먼저 합의안하면 통합 자체가 불가능한 것 아닌가. 묻지마 통합이 아니라 묻지마 단일화는 가능하고 그걸 비판한다면 성립되지만 통합은 그렇지 않다.
진보정당들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통합만으로 국민들의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나
= 단순히 산술적으로 얘기하면 진보진영을 다 합쳐도 민주당의 지지도를 못 따라간다. 엄청난 격차가 난다. 그런데 국민들의 기대와 잠재적 지지를 염두에 둔다면 얘기는 다르다. 보통 우리 국민들은 평소 여론조사를 하면 30%가 자신이 진보성향이라고 답하는데 연초에는 45%까지 올랐다. 진보정치에 대한 잠재적 지지세력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거다. 그건 진보진영이 잘 하면 얼마든지 지지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가 자꾸 분열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변화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우리가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자기를 버리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의 태도도 달라질거라고 본다. 엄청난 변화를 유도하고 국민들이 ‘이 정도면 믿을만하다’는 신뢰를 줘야하고 그 중 가장 핵심이 ‘통합’이다.
△통합의 가능성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울산이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이른바 선거연합을 통해 당선시켰지만 이후 내홍도 만만치 않았는데
= 양당이 통합을 전제로 한 선거공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을 꺽기 위한 단순한 후보단일화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현대자동차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들의 바람이 단일화였기 때문에 양당이 당장 합의 가능한 후보단일화에만 몰두했다. 그러니 결과에 상관없이 불만이 표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당시 민주노동당이 후단화에서 졌지만 그게 마치 후보를 양보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면서 민주노동당은 선거 직후 당 지지율이 높아졌던 사례가 있다. 결국 국민들은 여전히 진보정당의 통합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는 거다.
△패권주의, 종북주의 등 분당의 빌미를 제공했던 논란에 대해 양측이 합의를 통해 해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나
= 성찰은 양당 모두 필요하다. 잘잘못을 너무 따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당시에 정치적 상황의 여러 조건들이 분열을 압박하기도 했었다. 거기에 몇 가지 패권주의, 종북주의다 이런 것들을 들고 나왔는데 실제로 당내에 심각하게 이견을 가진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그런 것을 당내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분당으로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 당의 정치력의 한계에 대해 평당원들이나 국민들은 많이 안타까워했던거다. 지금 양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책을 보면 물론 선후나 무게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허리 잘린 한반도에서 진보의 가치는 큰 틀에서 있는 것이다. 다 같은 것이다. 지금 진보신당이 새로운 진보의 가치, 확대된 진보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걸 민주노동당이 무시하거나 못 받아들일리 없지 않나. 또 한반도 체제에서 평화체제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진보신당이 거부할리도 없지 않나. 이건 큰 틀에서 얼마든지 묶어 나갈 수 있다.
△6월 지방선거의 의미를 짚어달라
= 반역사적이고 민주주의를 과거로 되돌리면서 민주노총, 전교조, 공무원노조에 대한 엄청난 탄압을 하는 이명박 정권을 보면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정말 암울한 민생과 민주의 빙하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이번 6월 선거에서 이걸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중간평가를 제대로 못하면 정말 암울한 빙하기, 민생과 민주의 새로운 빙하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소위 민중진영이 힘을 합쳐서 이명박의 무모한 정치, 정책들을 심판해야 한다. 그게 또 널리 퍼져있는 국민들의 여론이기도 하다. 다만 진보진영이 대안세력으로 신뢰를 못주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모르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이나 진보전당들이 정말 힘을 모아서 이번 선거투쟁을 제대로 함으로써 독재체제로의 발전을 확실하게 막아야한다.
△조합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민주노총에 전 위원장으로서 지금 당에 와서 연장선상에서 민주노총 중심의 노동자정치세력화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제대로 역할을 못해서 늘 우리 조합원들과 당원들에게 부끄럽다. 이제 민주노총도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정말 꾸준히 전진하면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 새로이 지도부를 탄생시켰다. 지도부 중심으로 더 단결하고 더 확실한 투쟁을 통해서 민주노총이 우리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중의 단결과 투쟁의 구심이고 희망이라는 사실을 조합원들이 자부심으로 새기고 당당하게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병성 객원기자/ 노동과세계 47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