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설 연휴에도 철도노동자들은 고향친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새마을, 무궁화열차, 단숨에 따뜻한 고향과 가족의 곁으로 실어 나르는 KTX열차도 철도노동자들의 거친 손길과 뜨거운 땀방울이 있어야 안전하게 내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재래시장과 유통매장에 풀릴 제수용품과 생필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 화물열차들이 전국 각지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올해 설 명절 대수송을 앞둔 철도현장은 겨울의 터널 끝자락을 막 통과하고 있다.
작년 9일 간의 철도파업 이후 혹독한 탄압의 터널을 막 지나치고 있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불법을 만들었고 지도부 체포영장 발부, 압수수색, 96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철도공사 허준영 사장은 노조 간부 170여 명을 해고했고, 파업참가 조합원 1만3천명 중 현재 8천여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견책, 감봉 등 중징계를 하고 있다. 여기다 06년 철도파업 손배 100억원에 대한 집행에 나서 부동산 압류와 경매도 모자라 조합비 통장까지 압류해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철도노조는 파업유도 국정조사, 노동기본권 사수, 임단협 쟁취를 위한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통해 밝혀진 철도 파업유도와 관련한 야당의 긴밀한 공조 속에 민주당도 ‘철도파업유도사건’과 ‘세종시’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확정짓고 본격 발의에 나서는 등 정치권에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월1일 구속수감 중인 김기태 위원장과 기소된 지도부에 대한 공판이 시작된 가운데 철도쟁의사건에 대한 정당성에 대한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장의 쟁의권을 더욱 제약하고 철도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자격, 경험 미달 기관사를 양산하는 ‘철도안전법’ 개정 추진에 맞선 법 개정 투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일방적 단협해지 통보로 최장기 파업으로 치달았던 철도 노사관계가 복원되지 않은 가운데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철도공사는 2010년 영업수지 적자규모를 전년대비 절반(3천억원)으로 줄이기 위해 △일방적 근무체계 변경, △노동조건 악화 등 단협개악 △임금피크제, 성과 연봉제 등 임금체계 개악 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징계도, 100억원 손배도 하나가 돼서 투쟁하면 거뜬히 이겨낸다. 대규모 징계에 벌써 한 달 째 전국 주요 역사와 현장에서는 1인 시위와 천막농성, 대국민선전전을 진행하면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1천만원 모금이 한창이다. 장롱 깊이 잠자던 적금통장 깨기, 퇴직금 정산하기, 대출받기, 심지어 1억원을 맡기는 조합원, 공공운수연맹 형제 노조들의 모금 결의 등 훈훈하고 많은 이야기로 철도현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100억원을 2월 중으로 갚아버릴 수 있을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4월 총파업 엔진, 다시 힘찬 시동을 건다. 무차별적인 징계와 탄압에도 철도현장의 엔진은 꺼지지 않고 있다.
1월20일 임시대의원대회, 2월 말 확대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투쟁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다. 또 3월에는 조합원 총회와 정기대의원대회를 계획 중이다.
지붕도 없이 홀홀단신 농성에 들어간 서울지역, 영하 26도를 오르내리는 제천지역, 조합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국의 천막농성장, 한 장 한 장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선전물 속에 4월 총파업을 향한 힘찬 시동은 굉음을 울리고 있다. 현장투쟁의 담금질에 현장 곳곳에서는 총력투쟁의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변종철 철도노조 정책국장/노동과세계 477호







